아동이 학령기에 접어들면, 학교는 아동의 중요한 활동무대가 된다.
학교환경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경험들, 특히 교사나 또래들과의 관계경험은 아동의 성격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1. 또래와의 상호작용
아동의 또래관계는 크게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Siegler, 2006). 첫째는 인기 아동(popular child)으로서 많은 아이들로부터 선호의 대상이 되며 가장 적게 배척받은 아동이다. 둘째는 배척된 아동(rejected child)으로서 다른 아이들로부터 가장 많이 싫어하는 아이로 지목된 아이다. 셋째는 방임된 아동(neglected child)으로서 다른 아이들에게 선호의 대상도 아니지만 배척의 대상도 아닌 채로 방임되는 아이들이다. 넷째는 논란적 아동(controversial child)으로서 아이들 사이에서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려서 논란의 대상이 되는 아동이다. 마지막으로 평균적 아동(average child)은 인기 아동이나 배척된 아동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평균적인 선호와 배척을 받은 평범한 아이를 의미한다.
이러한 유형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배척된 아동이다. 배척된 아동은 공격적인 아동과 비공격적인 아동으로 구분된다. 공격적인 배척된 아동은 공격성이 높고 자기통제력이 낮으며 다양한 문제행동을 나타내는 아동으로서 청소년기 이후에 사회적 적응력이 낮고 반사회적 성향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비공격적인 배척된 아동은 특별한 문제행동을 나타내지 않으나 사회적으로 위축되어 있고 우울한 성향을 나타낸다. 방임된 아동은 일반적으로 또래집단에서 수줍은 아이로 지각되며 친구를 사귀기 힘들어하고 망설이며 두려워하는 불안 성향을 나타낸다.
또래와의 상호작용이 아동기의 심리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인간관계의 기술을 비롯한 사회성 발달뿐만 아니라 성격, 정서, 인지적 발달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우선, 또래는 서로에게 중요한 역할 모델의 기능을 한다. 아동은 또래의 행동을 관찰하고 모방하며 이를 내면화함으로써 자신의 것으로 삼게 된다. 또래는 서로에게 중요한 강화자의 역할을 한다. 아동들은 부모뿐만 아니라 또래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보여 주는 칭찬과 비난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다. 또한 또래는 아동에게 자기평가의 기준을 제공하는 사회적 비교의 기능을 지닌다. 이러한 또래와의 비교는 자기개념과 자기존중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바탕이 된다. 또래는 사회적 지지를 제공하는 주요한 원천이기도 하다.
아동의 또래관계는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 집단 내에서의 인간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아동이 또래집단으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수용되는 정도는 아동의 적응과 발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아동이 자신이 속한 또래집단으로부터 수용되고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긍정적인 자기개념의 형성과 더불어 일상생활에서 안정감을 갖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아동들이 나타내는 또래관계 유형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지속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후의 교우관계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인기 아동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인기 아동들끼리 사귀며 배척된 아동의 교우관계는 급속하게 좁아진다. 초등학교 입학 후부터 아동들이 맺는 친밀한 관계, 즉 우정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경향을 나타낸다. 친구 간의 우정은 서로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깊이 있고 안정감 있는 관계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아동의 성격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 학업성취와 교우관계
초등학교 고학년에 해당하는 아동기 후반기의 자기존중감 발달은 인지적 · 사회적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Harter(1985)는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지적 능력, 사회적 능력, 신체적 능력, 일반적 자기가치의 네 가지 영역에서 자기개념을 측정했다. 그 결과, 4~6학년 아동은 지적 능력과 사회적 능력을 중요한 것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즉, 학교에서 공부 잘하고 친구 많은 학생들이 가장 높은 자기존중감을 나타냈다. 아동기 후반기에는 학교에서의 성적과 친구가 자기존중감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시기에 학업 기술과 대인관계 기술을 배양하는 것은 이후의 자기존중감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동의 학업성취도는 아동의 자기개념과 자기존중감의 형성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자기개념이 발달하면서 자신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자신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자기존중감은 자기개념을 구성하는 특성에 대한 평가의 결과로 나타나는 감정으로서 이러한 속성이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에 따라 자기존중감의 고저가 결정된다.
Erikson(1968)에 따르면, 초등 · 중학교 학생들은 자신의 지적 능력과 대인관계적 능력을 또래 친구들의 능력과 비교하여 평가하고, 그 결과가 자기존중감에 영향을 미친다. 이때 자기능력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이루어지면 열등감과 낮은 자기존중감을 갖게 되고 이후의 청소년기에서 안정된 자기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곤란을 겪게 된다.
3. 교사와의 관계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부터 아동에 대한 교사의 생각, 기대, 태도, 행동은 아동의 심리적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교사가 학생에 대해서 지니는 부정적인 편견과 선입견은 자기충족적 예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교사들이 아동을 직접 만나보기 전에 성적, 지능검사 점수, 사회경제적 계층, 이전의 교사들의 의견과 평판, 형제의 성취도 등에 의해서 아동에 대한 기대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렇게 형성된 기대는 자기충족적 예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학습부진아, 문제아, 주의산만아 등으로 아동을 규정하는 것은 교사로 하여금 부정적인 기대를 형성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서 아동의 부정적 행동을 이끌어 내게 할 위험이 있다.
Rosenthal과 Jacobson(1968)의 연구에 따르면, 교사가 학생에 대해서 지니는 긍정적 기대는 자기충족적 예언을 통해서 아동에게 긍정적 효과를 나타냈다. 이 연구에서 학생에 대해 긍정적 기대를 갖도록 유도된 교사는 아동이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기충족적 예언을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을 나타냈으며 실제로 아동의 성취수준도 높아졌다.
교사가 아동의 능력에 대한 긍정적 또는 부정적 기대를 하고 그러한 기대를 아동에 전달하면 결과적으로 기대한 방향으로 아동이 행동하는 현상이 나타난다(Good & Brophy, 1977). 초등학교 1학년을 처음 맡은 담임교사에게 첫 인상만으로 각 학생이 학년 말에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성적의 순위를 매기게 했을 때 실제로 아동이 학년 말에 받은 성적과 교사가 예상했던 성적 간에는 매우 높은 상관이 있었다(Willis, 1972). 이러한 결과는 교사가 학생에 대해서 지니는 기대의 효과를 입증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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